최진기의 뒤죽박죽 경제상식

최진기의 뒤죽박죽 경제상식

   학부때 읽었던 맨큐의 경제학과 이 책이 말하는 ‘경제상식’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경제학 원론은 공급과 수요의 원리를 바탕으로, 각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는 과정을 서술한다. ‘한계OO’같은 개념들을 조합해 미분방정식을 만들고 그 솔루션을 구하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구한 해답은 도무지 현실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경제 공부를 하는 친구에게 경제학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안되는 이유를 들은 적이 있다. 

   경제학은 합리적 구성원들의 행동양식을 연구 주제로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전제가 들어간다. 한 개인이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갖고 있다는 전제.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보를 가진 자들이 정보를 갖지 못한 자들과 경쟁하거나 (이 정보라는 단어는 권력과 자본으로 번역해도 될 듯하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익을 취하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화폐와 그 화폐를 움직이는 동력인 금리, 그리고 채권-선물-옵션-주식-보험-연금 같은 화폐의 여러 변형태들을 용어의 장벽으로 인해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어어어~하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잃고 괴로움에 빠진다. KIKO 사태를 돌이켜 보면, 그 피해는 결국 환율 파생상품에 대한 무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제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다.

   이런 생각으로 구입 했던 책, ‘뒤죽박죽 경제상식’은 인문/사회/경제 분야를 불문하고 쉽게 가르치기로 유명한 최진기씨의 경제학 강의록이다. 강의 교재란 느낌이 들 정도로 체계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표지에 적힌대로 500개의 경제용어를 선정해 하나 하나 그 정의와 활용을 알려준다. 돈의 일생이 워낙 다양하고 길기 때문에 좀 지루하게 읽힐 수도 있지만, 책을 읽고 나면 ‘돈의 흐름과 형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한대로 6개월 공부해서 60년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참을성을 갖고 읽으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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