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n (마션) - Andy Weir

The Martian (마션) - Andy Weir

   최근에 읽기 시작한 The Martian. Kindle에 다운받아 짜투리 시간을 내어 조금씩 읽고 있다. 화성에 홀로 남게된 우주 비행사의 생존일지로, 그 과정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Mark Watney 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가한 말단 우주비행사로, 귀환 작전 도중 불어닥친 강풍 때문에 덩그러니 홀로 화성에 남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소형 우주기지에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식량과 여러 장비들이 있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1년 정도를 살 수 있을듯 하다. 문제는 다음 화성탐사대의 도착시간은 4년 뒤라는 것.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생존 기간을 연장해야만 한다.

 

   삶을 유지하는데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물, 공기, 영양분, 온도 등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기계공학과 식물학(!)을 전공한 Mark는 이 모든 것을 스스로 점검하고 제어한다. 그것도 4년동안 모든 요소의 균형을 맞춰가며 외줄타기를 해야한다. 책 초반엔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감자 재배에 올인한다. 온갖 화학, 기계공학, 식물학, 수학 지식을 활용해 자체 비료(..)를 생산하고, 물을 합성하고, 밭을 일군다. 실패하면 별거 없다. 죽는 수 밖에. (책을 읽다보면 이런 식의 자조 섞인 농담들이 수도 없이 나온다. ‘오예~역시 난 천재~ 안되면 죽지머’ 이런 식의.)

이 상황은 첫 페이지의 첫 문장으로 요약된다.

I’m pretty much fucked.

    이 첫 문장은 여러모로 공감이 된다. 근래 들어 진행하고 있는 실험은 도전/실패의 반복이다. 실험에 실패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실험장비가 고장날 때도 있고, 누군가 내 재료들을 더럽혀서, 혹은 박살내서 실패할 때도 있다. 가장 괴로울 때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실패할 때다. 문제는 이런 실패가 반복될 때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이 나 자신 말고는 없다는 점이다. 아 힘들다. 

I’m pretty much fucked.

   나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위안을 받고 있다. 우선 빵터질만큼 재미있다. 나는 분명 책을 읽고 있는데 코믹 시트콤을 시청하고 있는 기분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자화자찬과 절망섞인 자기비하의 뒤섞임이 소설을 관통하는 개그코드다. “좋아 해냈어. 난 살수 있어!!”라고 외치자 마자 “으으으ㅠㅠ 난 죽고 말거야” 하는 식의 업앤다운 개그. 

   가장 크게 위안이 되는 부분은 ‘내가 그래도 지구에 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다. 만에 하나 실험이 결국 실패로 끝난다고 해도 죽지 않는다. 아,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Mark에 비하면 세 발의 피인 셈이다. 성공하면 멋진 논문으로 세계를 놀라게(까지는 아니겠지만..) 할 수도 있다. 실패하면? 다른 일감을 찾으면 된다. 오랜 전통의 통계적 개념인 ‘기대값’을 생각한다면, 나는 분명 플러스의 삶을 살고 있다. 오예. Mark의 경우엔 음의 기대값이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영화를 찾아 볼 생각이다. Mark가 고생고생해서 일군 밭도 구경하고 싶고, 맷데이먼의 개그와 좌절이 섞인 표정연기를 보고 싶다. 왼쪽 눈으로는 웃고, 오른쪽 눈으로는 울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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