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산업혁명

제 3차 산업혁명

서명: 제 3차 산업혁명
저자: Jeremy Rifkin
옮긴이: 안진환
출판사: 민음사

제레미 리프킨이 2011년에 지은 책.

기존 엔트로피 / 수소혁명 / 공감의 시대를 이어 출판된 책으로,
세계 경제와 인간 문화 발전 과정에 대한 그의 일관된 사고가 신재생에너지 혁명과 맞물려 설명되고 있다.
리프킨은 인류의 역사를 <총균쇠>의 관점과 유사하게 주요 재화로부터 설명한다
어찌보면 총균쇠 2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사상을 자연법칙에 의거한, 어찌보면 유물론적 사고로 전개한다.

인류의 문명을 결정하는 두가지 자연법칙으로 열역학 0법칙과 2법칙을 든다
즉 에너지는 보존되며 엔트로피는 자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두 법칙이 인간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장작을 패서 불을 때던 시절, 자연햇살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몸을 따뜻하게 했던 시절에는 그 경험이 이 법칙들을 자연적으로 알려주었다. 나무를 얻는 숲과 작물을 경작하는 밭을 이용할 때, 땅이 쉴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고, 생태계 그 자체의 구성원으로서 순환의 가치를 이해하였기에 무리한 사냥으로 동물을 멸종시키지 않았으며 땅의 소유권개념도 불명확할 정도로 자연과 도시가 함께 공존하였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부터 인간은 탈생태계적 존재, 순환초월적 존재로 재정의 되는 시대를 경험한다.
땅으로부터 값싼 에너지를 대량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하여 온갖 산업이 고루 발전하기 시작했다.
두 거대 선진 세력인 서유럽과 미국은 이 에너지 공급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산업을 발전 시켜 나갔으며, 차후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이들의 기술을 전수받아 그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발전하다보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의 수혜를 누렸다.
하지만, 외부환경과 단절된 채 무한정 공급되는 에너지의 시대는 점점 막을 내리고 있다.
오일피크, 즉 석유자원의 공급 정체기에 들어갔으며 유가는 2010년 이후 배럴당 100불에 근접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음모론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전세계적 산유국위 담합이나 정치적 횡포로 치부하기 힘든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땅에 묻혀있는 석유를 채집하기 위하여 다양한 비용이 투자되는데, 이는 석유를 채취하는 지하깊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새로운 유전을 지속적으로 발견하지 않는한, 한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 쓰기 때문에 그 깊이는 점점 깊어지게 되고, 따라서 채유비용도 만만치 않게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비용이 증가로 인해 산유국이 생산할 수 있는 석유의 공급량은 한계를 맞이하게 되고, 결국 공급정체현상과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유가의 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몇 차례 오일 쇼크로 인해 밝혀진바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껏 인류가 겪어야 했던 석유 공급 부족이 주로 정치적/군사적/경제적 문제로 인해 유발되었기에 어느정도의 과도적 시기를 지나면 정상화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가 다르다. 말 그대로 만성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치적/군사적/경제적 문제가 어느정도 완화된 2010년부터 현재에도 유가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프킨은 이런 만성적인 문제가 인류사회에 자신이 존재를 알린 사건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라고 평가한다.

세계 금융 위기는 기본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지나치게 복잡한 방법으로 진행하여 실질적 리스크, 즉 서브프라임 대상자들의 상환 능력을 모니터링 하지 못했다는 점으로 설명된다. 한 마디로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자들에게 지나친 신용을 부여하였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하지만, 좀 더 근원적인 문제로 생산성 하락을 들어야 할 것이다. 대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빚 갚을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 것일까? 21세기를 들어서며 발전한 IT기술과 모바일 문화는 인류를 그 어느 때보다 생산적인 존재로 만들어주고 있는데 말이다. 미국 유럽이 그 제조 역량을 중국 등 동아시아계에 넘겼기에 그런 일이 발생하였다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일 수 있다. 실상을 살펴보면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매출액에 대비하여 매우 낮은 영업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들로 가득하며, 국민들의 복지는 예전 미국과 서유럽이 겪은 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유가 상승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유채굴비용의 증가이다. 

2차 산업의 분류에 포함되는 대부분의 산업군들과 1차/3차 산업군들의 일부는 화석에너지에 상당한 의존성을 보인다, 따라서, 원유 생산의 비용이 늘어날 수록 국제 사회 전반의 산업의 원가 상승하고,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혁신을 일궈내어 수익을 남겨내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된다. 이는 석유가 비싸지는 속도와 인류의 생산성 증가 속도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서방선진국들의 국민들이 들으면 좋아할 만하게도, 국제적 경제위기와 생산력 저하는 그들이 게으른 탓이 아닌, 비싼 에너지 탓인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인간은 결국 석유 생산 비용과의 소모적인 싸움에서 결국 패배하게 될 것이며, 이제껏 쌓아온 부와 재화는 아라비아 반도의 땅속으로 매몰되고 말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술자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제안하였고, 상용화를 통해 시장에 자극을 가하기 시작했다.
사실 여기까지는 보통 신재생 에너지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상통한다. 어떻게 보면, 태양에너지/풍력에너지가 중요하다며 기술적 이슈를 설명하기 시작하는 기술서적의 서론에 담길만한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본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신재생 에너지 혁명으로부터 인류 전체 삶과 경제, 정치, 문화의 총체적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가 촉발될 것이라는 서술적/연대기적 관점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크게 보면, 그가 생각하는 변화는 에너지자원의 대체로 시작된다.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1)신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고 이를 분배하는 과정을 현재의 중앙집중적 방식이 아닌 2) 각 가정, 공장 각각이 하나의 미니발전소로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분산적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공급된 전기에너지는 각 산업현장 혹은 가정에 비치된 3)대용량 배터리에 보관되었다가 각종 수요에 맞춰 사용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저장/분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쌍방향 에너지 정보의 원활한 교환 방식, 4)스마트 그리드가 매우 중요한 제어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 공급원 전환의 가장 대표적인 소비 수단은 바로 신재생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5)교통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상기 5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었을 때 비로소 제3차 산업혁명의 기초적 기반이 완성된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학부생 때부터 물리학을 전공하며 에너지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던 것을 들 수 있고, 1번, 3번, 5번 요소가 현재 개발 중인 전력반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간략히 각 요소에 대하여 설명하자면, 우선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 공급원으로 대체하는 시나리오의 필수요소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을 들 수 있다. 위 에너지원은 화석연료에 비하여 가격우위를 가지는 순간, 즉 그리드 패리티의 달성하는 시기부터 폭발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풍력 발전 같은 경우는 이미 화석연료에 비하여 저렴한 에너지원의 지위를 달성하여, 충분한 “바람 자원”이 많은 북유럽 지역에서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 발전인데, 태양광전지 패널 가격의 낮아지는 원인이 기술적 발전보다는 과다한 경쟁으로 인한 공급과잉에서 기인한다는 점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말해준다. 따라서 자유 경쟁으로 수요-공급의 접합점을 찾아낸 풍력발전과는 달리, 현재 태양광발전 사업은 각 국의 정부 보조금으로 생명 유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대체 기술들이 언급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하는 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에 언급할 마이크로 그리드를 위하여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태양광 패널 시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실정이다.

두 번째 요소인 마이크로 그리드는 전력 공급 가장 중요한 부분인 송전 손실로부터 그 필요성이 발생한다. 마이크로 그리드란, 인접한 가정 혹은 공장들이 상호 연계된 마을/동네 단위의 소규모 전력망을 일컫는 것으로 중앙 집중적 전력 계통과 연계되어, 동네 안에서의 전력 상호 거래 / 중앙 집중형 전력 계통과의 전력 거래가 가능한 전력 계통을 일컫는다. 고등학교 시절에 배우듯, 발전시설과 전력 수요처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송전 손실은 늘어나게 된다. 결국 전력을 주고 받는데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거대발전소의 중앙집중형 전력 분배가 아닌 마이크로 그리드의 실현이 필수적이며, 후에 언급할 스마트 그리드와 충분한 연계가 필요하다. 마이크로 그리드의 실현은 재밌는 경관을 연출하게 될텐데, 마을의 구석구석의 집 지붕과 벽에 태양전지 패널이 부착되어 각각이 “미니발전소”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현하다면, 햇볕 쨍쨍한 여름, 외출 시간이 길거나 출장을 가는 날이 잦아 실내 에어컨을 사용하지로 않는 사람은 흑자 전기 요금표를 받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요소인 에너지 보존의 문제는, 태양/바람이라는 에너지원이 항상 존재하지 않기에 발생한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여름이라 하더라도 2~3주간의 장마기간이 있어 태양전지가 작동하지 않는 기간이 있기에, 그 전에 전기에너지를 보관할 수단이 필요하다. 리프킨은 그의 저서 ‘수소혁명’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연료전지/수소저장장치의 개발을 통해서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해결이 되기를 바라는 수준이 아니라 미국의 오바마 정부, 독일의 메르켈 정부 및 각 유럽의 수반들을 만나 적극적인 설득과정을 거쳐 연료전지의 개발을 국가적 정책으로 선정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만큼 전기에너지 저장의 문제는 심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을 담당하는 정치인이 개발이 실패하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그 땐 끝이라는 식의 절박한 대답을 한 것으로 보아도 제3차 산업혁명에 있어 에너지 저장 장치의 개발은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네 번째 요소인 스마트 그리드는, 현재 IBM같은 굴지의 IT 기업을 비롯하여 한국전력 등 전력 공급 기업 및 전기/전자 제품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중인 프로젝트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소비 상황을 체크하고, 필요한 곳/필요한 때에 전력을 공급하여 합리적/효율적인 전력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전력 정보 관리 시스템이다. 인간의 의사소통방식이 매스미디어의 단방향 방식에서 SNS를 이용한 쌍방향 방식으로 전개되었듯, 에너지의 공급에 있어서도 단방향 방식에서 쌍방향 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의 목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 것인데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깊은 산골 골짜기에 인터넷망은 설치되지 않아도, 전구를 켤 수 있는 전력망은 설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망을 커버하기 위해 수많은 IT 벤쳐기업들이 전력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와 마이크로 그리드의 구축은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것이 리프킨의 생각이다.

이러한 전기 에너지의 공급, 보존, 거래 및 관리망의 설치를 통해 인류는 조명/가전/난방/IT장비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가장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요처는 전기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내연기관을 이용해 추진되는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겪으며 산업 전반에 큰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동차 생산 주체가 새로운 기술이 적응 해야 할 것이며, 정유회사를 통해 공급되는 자동차 에너지 공급 시장은 전기 충전소로 대체되게 될 것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변화는 현재 독일에서 가까운 미래인 2014 / 2015년을 목표로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

여태껏, 제 3차 산업혁명의 핵심요건인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의 구축의 세부 요소를 살펴보았다. 재미있는 점은, 제3차 산업혁명이 위의 5가지 요소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미니 발전소 구축, 에너지 보존방법 개발, 스마트 그리드,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교통 체계 확립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 이를 ‘재미보그교’라는 두문자로 바꿔 외워 보기도 함.. ) 하지만 단순히 에너지 체계가 바뀌는 것만으로는 제1차, 제2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인류 사회의 변화에 견줄 수 없을 것이다. 리프킨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정치/사회/경제/문화 모든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몇 가지 키워드로 자립형 분산 경제의 태동, 정치의 지역화 구도 발생, 인류의 생태계 재유입을 들 수 있다.

자본주의가 자유 경쟁을 전제로 하여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거대기업이 살아남기 쉬운 경영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많은 사업군은 독과점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문명화는 각 국가의 시골 구석까지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균형성장은 커녕 중심도시가 확대되는 형태의 경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마찬가지 과정으로 중앙 정부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리프킨은 이런 현상을 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전달 과정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한다. 유전에서 채취된 석유 자원은 거대한 유조선에 선적되어 항구로 전달되고 에너지를 관리하는 대기업/공기업의 제어 아래 에너지 인프라를 통하여 국민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되어, 넓은 지역에 골고루 인프라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 내부에 높은 밀도로 정유소, 도로, 송전시설을 설치할 때 비용이 적게 든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중앙 집중적 에너지 분배를 통해 생활을 하고,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중앙 집중적 통제를 담당하는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정권을 창출하고, 국가단위로 권력을 집중시킨다. 모든 것은 에너지의 분배/유통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 혁명은 정치/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일단 에너지를 단방향으로 공급하는 존재가 불필요해진다. 마을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마을에서 소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혹여라도 남을 경우에는 옆 마을에 팔아버리면 된다. 국가 경제에서 에너지의 출입구인 항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것이고, 마찬가지 이유로 국가적 기간산업을 통해 구축된 인프라는 더 이상 치명적이지 않은 것이 될 것이다. 도시는 좀 더 넓은 공간으로 뻗어 나가거나 분리되게 될 것인데, 이는 단위 면적당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넓게 뻗을수록 에너지의 양은 늘어난다. 고전력을 사용하는 대형 공장의 경우, 규모의 경제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현재에 비해 줄어들 것이며, 반대로 각 가정 혹은 소규모 공장 시설에서 3D 프린팅 등의 기술적 진보를 통해, 소량 생산 제품을 제조/판매하게 될 것이다. 여태까지 볼 수 없었던 분산적 경제구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구조의 재편을 통해, 내연기관이 발명 되었을 때, IT기술이 세상을 변화시켰을 때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부의 이동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현재와 같이 거대 도시에서 발생된 부가 인프라 라인을 타고 지방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는, 각 지역이 자체적인 생산능력을 갖고 소비를 하는 자립형 구조로 변환되게 될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에너지의 흐름이 물자의 흐름이 되고, 결국 사람이 모이는 흐름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가의 경계도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다른 국적의 두 마을은 앞서 설명한대로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하여 각자의 마이크로 그리드를 상호 연결하게 될 것이고, 이와 관련한 인적 이동, 물적 유통이 일어나게 될 것인데 이 경우 이미 국가가 다르다는 것이 어색한 상황이 된다. 마치 EU의 경우처럼 말이다. 결국 각 국가들은 EU와 유사한 대륙내 연합의 형태로 묶이게 될 것이고, 정치 권력은 현재의 국가를 중심으로 한 형태에서, 각 지방/대륙을 중심으로 한 형태로 변환되게 될 것이다. 종합하면, 정치와 경제 구조 모두 분산화/지역화/자립화 되는 총체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저자는 산업 혁명을 기점으로 탈생태계적 삶을 추구해왔던 인간이 생태계로의 귀환을 강요받게 된다고 설명한다. 태양이 뜨는 시간에 활동하고, 질 때 잠드는 자연의 리듬과 인간의 문화/생산 활동의 리듬이 일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배터리라는 수단이 있더라도 충전과 방전이라는 소모적 과정을 거치기에 해가 비칠 때, 바람이 불 때의 효율을 발휘하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생산시설은 자연 주기와 일치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 고용환경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해가 비치는 기간이 적어지면, 그만큼 활동량도 줄어들게 되는, 자연의 리듬을 거스르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이 인간의 사고와 문명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하여 저자가 책 전체에서 수 차례 강조해왔던 탄소 배출 감소로 인하여 그만큼 많은 산업이 친환경적으로 변화하여 온난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서평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이렇게 서술한 내용들은 화석에너지가 신재생 에너지로 변환하면 자연스럽게 발생할 사건들에 대한 예측에 머물지 않는다. 리프킨의 시간표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변화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안에 완료되어야 한다. 화석에너지 비용이 더 비싸지기 전에, 인류가 대기 중에 뿌려 놓은 이산화탄소의 양이 더 늘어나서 이 지구를 살 수 없는 곳을 만들어 놓기 전에 이 혁명을 완료해야 한다. 그의 분석의 절박함은 그의 정치적 움직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등 서방 강국과 아시아 각 국의 정상과 행정 실무진, 수많은 글로벌 대기업 및 벤쳐 기업의 CEO들을 부단히 만나고 다니며 그의 제3차 산업혁명 시간표를 들이대고 설특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그의 설득을 통해,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 펀드,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투자가 국가적 차원을 진행된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는 그의 성실함과 열정은 그가 인류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절박하게 노력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할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리프킨의 안목, 논리를 전개하는 능력,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가는 능력, 성실함과 넘치는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에 감탄하였다. 물론, 책을 읽다 보니 논리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과도하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해석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려는 의지가 가장 배울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세상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무엇을 고민하였는가. 많은 책들이 그러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자신의 위치와 그릇을 가늠해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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